"입대 전엔 개판이었죠" 롯데→키움 158㎞ 파이어볼러, 'ERA 0.76 퓨처스 초토화' 대체 뭐가 달라졌…
말미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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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13:19
키움 이강준이 지난 12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고양 국가대표 훈련장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국군체육부대(상무)서 확 달라져 돌아온 '158㎞ 파이어볼러' 이강준(23)이 새로운 팀 키움 히어로즈에서의 생활을 기대했다.
이강준은 최근 키움 마무리 캠프가 이뤄지고 있는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전역 소감으로 "솔직히 말하면 마냥 좋진 않은 것 같다. 전역하고 딱히 생활이 달라지지 않았다. 전역에 대한 기쁨보단 내년 시즌까지 넉 달밖에 안 남아서 잘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이다. 지금 팔꿈치를 다치기도 했고 내년부터는 잘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을 놓지 않고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높아진 기대치 탓이다. 상무에 합격한 이강준은 지난해 5월 8일 입대해 지난 11월 7일 무사히 제대했다. 입대 전 그는 공만 빠른 투수에 불과했다. 서당초-설악중-설악고 졸업한 이강준은 2020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2번으로 KT 위즈에 지명됐다. 최고 시속 154㎞의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사이드암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입대 전까지 1군 32경기 1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9.51, 23⅔이닝 43사사구(38볼넷 5몸에 맞는 볼) 13탈삼진으로 제구력에 크게 문제가 있었다.
그랬던 그가 상무 입대 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입대 2년 차인 올해 44경기 3승 1패 8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0.76, 47⅓이닝 13볼넷 37탈삼진으로 퓨처스리그를 초토화했다. 올해 7월에는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출전해 최고 시속 158㎞의 광속구를 꽂아 넣어 만원 관중을 놀라게 했다. 괄목할 만한 성장에 류중일(61)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9월 그를 60인 예비 명단에 넣었고, 이는 상무에서도 유일한 발탁이었다.
과연 뭐가 달라졌을까. 이강준은 "투구 메커니즘을 바꾼 것이 가장 컸다. 메커니즘을 바꾸면서 몸도 키웠다"며 "군대는 퇴근이란 개념이 없다. 트레이닝 시설도 좋고 웨이트 장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뭐라도 찾아서 하게 된다. 내가 야구를 잘하려면 뭐가 필요할까를 생각했고 조금씩 실천한 것이 올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 시절 이강준.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입대 후 두 달 만에 당한 팔꿈치 부상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이강준은 "다쳤을 때 엄청 속상했다. 그동안 프로 와서 아파서 쉰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지금 생각하면 그런 시간이 있어서 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차분히 자기 객관화를 하면서 내 부족한 점을 찾아냈고, 그 시간이 올해의 나를 만들어주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고 당시를 돌아봤다.
지난해 8월 4일 팔꿈치를 부여잡은 그는 약 7개월의 재활 기간을 체격을 키우는 데 썼다. 그래서 KBO 등록상 입대 전 키 180㎝, 몸무게 80㎏였던 이강준의 체격은 키 182㎝, 몸무게 85㎏으로 조금은 더 커졌다.
이강준은 "훈련소에서 한 달 보내고 상무에 가니 몸 만들 시간을 다시 한 달 주셨다. 그러고 2경기 나갔는데 팔꿈치가 안 좋아서 바로 시즌을 접었다"며 "공백기 동안 몸을 키우는 걸 생각했다. 그동안 몸 키우는 것에 부정적이었다. 나는 몸의 회전을 빨리해서 던지는 스타일인데 체격을 키워 내 몸이 둔해지면 내 장점을 잃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그게 좀 부담이었는데 트레이닝 코치님과 상의 결과, 증량 기간을 조금 길게 가지고 천천히 늘리면 괜찮다는 결론이 나왔다. 상무의 박치왕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정말 잘 배려해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투구폼의 변화도 있었다. 입대 전까지 그는 KBO 리그에서 몇 안 되는 언더핸드 투수였다. 바닥에서 몇 ㎝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올라오는 공이 타자들을 곤혹스럽게 했으나,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이강준은 "메커니즘을 바꾸는 과정에서 팔 위치가 조금 올라왔다. 일관성 있게 던지는 투수들을 보니 방향 자체가 홈으로 일정하게 가는 부분이 있었다. 거기에 초점을 맞추니 팔이 조금 올라왔다"며 "예전에는 팔이 올라오면 '사이드암은 이 정도까지 낮게 던져야 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 폼에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무에서 생각을 달리했다. 강한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많이 던지는 게 더 매력적이라 느꼈고 내 몸이 편한 걸 우선으로 했다. 캐치볼 할 때부터 편하게 던지는 위치를 찾아봤더니 자연스럽게 팔이 올라왔다. 오히려 다양한 높이에서 던지다 보니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메커니즘이 정립되고 제구에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바뀐 투구폼과 늘어난 근육량은 안정적인 제구와 구속 증가라는 최고의 결과를 낳았다. 입대 전 1군에서 14.07개, 퓨처스리그서 4.9개에 달했던 9이닝당 볼넷이 올해는 2.47개로 상전벽해 수준으로 달라졌다.
상무 이강준이 지난 7월 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퓨처스 올스타전 9회 초 역투하고 있다.
입대 전 목표로 밝혔던 체인지업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 또한 사이드암 투수들의 평생의 과제인 주자가 있을 상황에 대해서도 성장이 있었다. 여기엔 KT 시절 선배인 배제성(28·상무)과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이정용(28)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이강준은 "입대 전에는 체인지업이 정말 어려웠다. 20살 때부터 시도했는데 아직도 100% 정착은 못했다. 체인지업이 참 어려운 구종인 것이 느리게 던질 땐 팔 스피드가 느려지고 빠르게 하면 직구처럼 간다"며 "난 KT나 롯데에 있을 때도 물어보는 걸 좋아했다. (배)제성이 형이랑 얘기하면서 내가 이렇게 체인지업을 던져도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낼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전까진 (고)영표 형 같은 낙차가 엄청 큰 체인지업이 무조건 좋은 체인지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체인지업은 스피드만 조금 차이를 둘 수 있으면 타이밍을 뺏을 수 있는 구종이다. 제성이 형이 '혹시 내 체인지업이 생각만큼 떨어지지 않아도 직구가 155㎞까지 나오면 체인지업은 135㎞만 돼도 타자들은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 생각의 차이가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아직 100%라고 하긴 이르지만, 감을 잡았으니까 내년에는 충분히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멘탈적인 부분에서도 성숙해진 예비역이다. 지난달 9일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대비 연습 경기에 출전하면서 스스로도 달라진 자신의 마음가짐을 체감했다. 이강준은 "KIA와 한국시리즈 연습 경기 때 솔직히 당황했다. 올스타전 때도 많았지만, 이벤트전이라 괜찮았는데 그때는 막상 몸 풀 때 되니 긴장됐다"며 "이때도 내가 성장했다고 느낀 것이 군대 가기 전에는 1군에서 몸을 풀면 내 몸이 컨트롤이 안 됐는데 이제는 긴장은 해도 똑같이 던질 수 있었다. 군대 다녀와서 내가 메커니즘적으로나 마인드적으로 성장했다고 느꼈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멘탈적인 면에선 (이)정용이 형이 많은 도움을 줬다. 한국시리즈 때 안 떨렸냐고 물어보니 투수는 공을 던지는 것밖에 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후 상황은 네가 컨트롤할 수 없으니 '여기서 안타를 맞으면 안 된다', '점수 주면 안 된다' 같은 생각을 할 게 아니라 내 공을 포수에게 집중해서 정확히 던지는 것만 신경 쓰면 된다고 했다. 그 말이 올해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또 내가 마음이 급해지는 것 같으면 호흡하라는 말도 해줬는데 KIA와 연습경기서도 그렇고 잘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입대 전 만난 이강준(왼쪽)과 올해 11월 다시 만난 이강준. 1년 전보다 한층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 /사진=김동윤 기자
얼마 전 프리미어12 국가대표 훈련에 합류하자마자 첫 불펜 피칭으로 부상으로 낙마한 아쉬움도 금방 털어냈다. 그보단 불과 4개월 뒤로 다가온 2025시즌을 걱정하고 기대했다. 이강준은 "아까도 편하지만은 않다고 한 것이 올해 결과가 좋긴 했지만, 어쨌든 2군이다. 아무리 2군에서 잘 던진다고 해서 1군에서 잘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올겨울은 더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군대 가기 전 내 1군 성적을 보니 개판이었다. 내가 어떻게 이렇게 던졌지 싶을 정도로 볼넷이 심각했다. 생각해보면 난 항상 1군에 오면 정신이 없었다. 멘탈이 나가 있었고 돌아보니 엉망이었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하지만 상무에 가서 정말 열심히 했다. 스스로도 나름 달라졌다고 생각하니까 내년에는 입대 전과 반대되는 피칭을 하고 싶다. 올해 성적이 거품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 또 내 나이대 애들이 다 잘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이젠 정말 잘하고 싶다. 군대 가기 전에는 마냥 부럽기만 했는데 내년에는 나도 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4개월 뒤면 이강준은 입단 후 2년 만에 키움 팬들을 처음으로 마주한다. 하지만 이미 지난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자신을 향한 키움 팬들의 관심과 성원을 실감했다.
이강준은 "팬들에게 직접적인 모습을 보여드린 적이 없는데도 나를 많이 응원해주는 걸 많이 느꼈다. 덕분에 상무에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키움 선수로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내년 시즌까지 잘 준비할 테니 많이 기대하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키움 이강준이 지난 12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고양 국가대표 훈련장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이강준은 최근 키움 마무리 캠프가 이뤄지고 있는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전역 소감으로 "솔직히 말하면 마냥 좋진 않은 것 같다. 전역하고 딱히 생활이 달라지지 않았다. 전역에 대한 기쁨보단 내년 시즌까지 넉 달밖에 안 남아서 잘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이다. 지금 팔꿈치를 다치기도 했고 내년부터는 잘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을 놓지 않고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높아진 기대치 탓이다. 상무에 합격한 이강준은 지난해 5월 8일 입대해 지난 11월 7일 무사히 제대했다. 입대 전 그는 공만 빠른 투수에 불과했다. 서당초-설악중-설악고 졸업한 이강준은 2020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2번으로 KT 위즈에 지명됐다. 최고 시속 154㎞의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사이드암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입대 전까지 1군 32경기 1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9.51, 23⅔이닝 43사사구(38볼넷 5몸에 맞는 볼) 13탈삼진으로 제구력에 크게 문제가 있었다.
그랬던 그가 상무 입대 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입대 2년 차인 올해 44경기 3승 1패 8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0.76, 47⅓이닝 13볼넷 37탈삼진으로 퓨처스리그를 초토화했다. 올해 7월에는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출전해 최고 시속 158㎞의 광속구를 꽂아 넣어 만원 관중을 놀라게 했다. 괄목할 만한 성장에 류중일(61)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9월 그를 60인 예비 명단에 넣었고, 이는 상무에서도 유일한 발탁이었다.
과연 뭐가 달라졌을까. 이강준은 "투구 메커니즘을 바꾼 것이 가장 컸다. 메커니즘을 바꾸면서 몸도 키웠다"며 "군대는 퇴근이란 개념이 없다. 트레이닝 시설도 좋고 웨이트 장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뭐라도 찾아서 하게 된다. 내가 야구를 잘하려면 뭐가 필요할까를 생각했고 조금씩 실천한 것이 올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 시절 이강준.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입대 후 두 달 만에 당한 팔꿈치 부상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이강준은 "다쳤을 때 엄청 속상했다. 그동안 프로 와서 아파서 쉰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지금 생각하면 그런 시간이 있어서 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차분히 자기 객관화를 하면서 내 부족한 점을 찾아냈고, 그 시간이 올해의 나를 만들어주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고 당시를 돌아봤다.
지난해 8월 4일 팔꿈치를 부여잡은 그는 약 7개월의 재활 기간을 체격을 키우는 데 썼다. 그래서 KBO 등록상 입대 전 키 180㎝, 몸무게 80㎏였던 이강준의 체격은 키 182㎝, 몸무게 85㎏으로 조금은 더 커졌다.
이강준은 "훈련소에서 한 달 보내고 상무에 가니 몸 만들 시간을 다시 한 달 주셨다. 그러고 2경기 나갔는데 팔꿈치가 안 좋아서 바로 시즌을 접었다"며 "공백기 동안 몸을 키우는 걸 생각했다. 그동안 몸 키우는 것에 부정적이었다. 나는 몸의 회전을 빨리해서 던지는 스타일인데 체격을 키워 내 몸이 둔해지면 내 장점을 잃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그게 좀 부담이었는데 트레이닝 코치님과 상의 결과, 증량 기간을 조금 길게 가지고 천천히 늘리면 괜찮다는 결론이 나왔다. 상무의 박치왕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정말 잘 배려해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투구폼의 변화도 있었다. 입대 전까지 그는 KBO 리그에서 몇 안 되는 언더핸드 투수였다. 바닥에서 몇 ㎝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올라오는 공이 타자들을 곤혹스럽게 했으나,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이강준은 "메커니즘을 바꾸는 과정에서 팔 위치가 조금 올라왔다. 일관성 있게 던지는 투수들을 보니 방향 자체가 홈으로 일정하게 가는 부분이 있었다. 거기에 초점을 맞추니 팔이 조금 올라왔다"며 "예전에는 팔이 올라오면 '사이드암은 이 정도까지 낮게 던져야 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 폼에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무에서 생각을 달리했다. 강한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많이 던지는 게 더 매력적이라 느꼈고 내 몸이 편한 걸 우선으로 했다. 캐치볼 할 때부터 편하게 던지는 위치를 찾아봤더니 자연스럽게 팔이 올라왔다. 오히려 다양한 높이에서 던지다 보니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메커니즘이 정립되고 제구에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바뀐 투구폼과 늘어난 근육량은 안정적인 제구와 구속 증가라는 최고의 결과를 낳았다. 입대 전 1군에서 14.07개, 퓨처스리그서 4.9개에 달했던 9이닝당 볼넷이 올해는 2.47개로 상전벽해 수준으로 달라졌다.
상무 이강준이 지난 7월 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퓨처스 올스타전 9회 초 역투하고 있다.
입대 전 목표로 밝혔던 체인지업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 또한 사이드암 투수들의 평생의 과제인 주자가 있을 상황에 대해서도 성장이 있었다. 여기엔 KT 시절 선배인 배제성(28·상무)과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이정용(28)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이강준은 "입대 전에는 체인지업이 정말 어려웠다. 20살 때부터 시도했는데 아직도 100% 정착은 못했다. 체인지업이 참 어려운 구종인 것이 느리게 던질 땐 팔 스피드가 느려지고 빠르게 하면 직구처럼 간다"며 "난 KT나 롯데에 있을 때도 물어보는 걸 좋아했다. (배)제성이 형이랑 얘기하면서 내가 이렇게 체인지업을 던져도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낼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전까진 (고)영표 형 같은 낙차가 엄청 큰 체인지업이 무조건 좋은 체인지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체인지업은 스피드만 조금 차이를 둘 수 있으면 타이밍을 뺏을 수 있는 구종이다. 제성이 형이 '혹시 내 체인지업이 생각만큼 떨어지지 않아도 직구가 155㎞까지 나오면 체인지업은 135㎞만 돼도 타자들은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 생각의 차이가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아직 100%라고 하긴 이르지만, 감을 잡았으니까 내년에는 충분히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멘탈적인 부분에서도 성숙해진 예비역이다. 지난달 9일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대비 연습 경기에 출전하면서 스스로도 달라진 자신의 마음가짐을 체감했다. 이강준은 "KIA와 한국시리즈 연습 경기 때 솔직히 당황했다. 올스타전 때도 많았지만, 이벤트전이라 괜찮았는데 그때는 막상 몸 풀 때 되니 긴장됐다"며 "이때도 내가 성장했다고 느낀 것이 군대 가기 전에는 1군에서 몸을 풀면 내 몸이 컨트롤이 안 됐는데 이제는 긴장은 해도 똑같이 던질 수 있었다. 군대 다녀와서 내가 메커니즘적으로나 마인드적으로 성장했다고 느꼈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멘탈적인 면에선 (이)정용이 형이 많은 도움을 줬다. 한국시리즈 때 안 떨렸냐고 물어보니 투수는 공을 던지는 것밖에 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이후 상황은 네가 컨트롤할 수 없으니 '여기서 안타를 맞으면 안 된다', '점수 주면 안 된다' 같은 생각을 할 게 아니라 내 공을 포수에게 집중해서 정확히 던지는 것만 신경 쓰면 된다고 했다. 그 말이 올해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또 내가 마음이 급해지는 것 같으면 호흡하라는 말도 해줬는데 KIA와 연습경기서도 그렇고 잘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입대 전 만난 이강준(왼쪽)과 올해 11월 다시 만난 이강준. 1년 전보다 한층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 /사진=김동윤 기자
얼마 전 프리미어12 국가대표 훈련에 합류하자마자 첫 불펜 피칭으로 부상으로 낙마한 아쉬움도 금방 털어냈다. 그보단 불과 4개월 뒤로 다가온 2025시즌을 걱정하고 기대했다. 이강준은 "아까도 편하지만은 않다고 한 것이 올해 결과가 좋긴 했지만, 어쨌든 2군이다. 아무리 2군에서 잘 던진다고 해서 1군에서 잘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올겨울은 더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군대 가기 전 내 1군 성적을 보니 개판이었다. 내가 어떻게 이렇게 던졌지 싶을 정도로 볼넷이 심각했다. 생각해보면 난 항상 1군에 오면 정신이 없었다. 멘탈이 나가 있었고 돌아보니 엉망이었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하지만 상무에 가서 정말 열심히 했다. 스스로도 나름 달라졌다고 생각하니까 내년에는 입대 전과 반대되는 피칭을 하고 싶다. 올해 성적이 거품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 또 내 나이대 애들이 다 잘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이젠 정말 잘하고 싶다. 군대 가기 전에는 마냥 부럽기만 했는데 내년에는 나도 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4개월 뒤면 이강준은 입단 후 2년 만에 키움 팬들을 처음으로 마주한다. 하지만 이미 지난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자신을 향한 키움 팬들의 관심과 성원을 실감했다.
이강준은 "팬들에게 직접적인 모습을 보여드린 적이 없는데도 나를 많이 응원해주는 걸 많이 느꼈다. 덕분에 상무에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키움 선수로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내년 시즌까지 잘 준비할 테니 많이 기대하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키움 이강준이 지난 12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고양 국가대표 훈련장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